일상과 생각의 재발견
큰그림 본문
"만약 지나온 삶을 다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살다가 가끔씩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이 닥치면 스스로 되묻곤 하는 질문이다.
오래 전, 여행중의 하루였다. 평소라면 당연히 숙면중이였을 나는 일출을 보러 새벽부터 해변가에 나섰다. 구름이 가득 낀 바다하늘을 보고서, 그날의 일출은 구름 너머 희미하게 비치는 태양이 실루엣만을 그리는 것에 그치겠구나 싶었다.
"에이, 날을 잘못 잡았네..."
구름아 떠나가라 라고 투정부릴 겨를도 없이 그날의 일출은 시작되었고, 난 아직도 그날 보았던 풍경을 잊지 못한다. 분명 그날의 구름은 최악이였다. 하지만 그 최악 너머에 예비된 풍경은 아마 평생 다시 찍기 힘든 단 한장의 사진이 되어 남았고, 그날의 풍경은 나에게 사진 이상의 것들을 알려주었다.
내 앞길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오히려 더 나은 것들을 나에게 선물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자신감은, 분명 이 사진 한장만으로 내게 주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가끔 어려운 일과 마주할때, 사소하고 보잘것없던 이 추억은 나에게 또 하나의 멋진 그림을 기대하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 삶에서 단 하나도 고치고 싶지 않다면, 그건 분명 자존심이 내게 시키는 거짓말일 것이다. 삶은 실수의 연속이고, 그 실수들은 좋든 싫든 나의 삶을 채워나간다. 때로는 정답이 지나보니 오답이 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오답의 나비효과가 미래의 나를 구하는 한줄기 빛이 되기도 한다.
과거나 현재의 작은 그림에 연연하기 보다는, 보다 큰 그림을 보는 사람이 될수 있을까? 문득 오늘 하루를 꿰뚫는 생각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