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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의 재발견
알록달록한 가을 물감은 어느새 지워지고 새하얀 눈꽃이 뒤덮힌 흰색 세상이 되었다 원래라면 좀처럼 만날 일 없던 눈꽃과 장미꽃 때이른 눈소식에 뒤늦은 꽃소식에 기적처럼 서로를 만났다 눈은 언젠간 녹고 꽃은 언젠간 지겠지만 이 특별한 한 쌍이 이룬 절경은 마음 속 특별한 추억으로 오래오래 간직될 것 같다 부디 사진으로라도 오래오래 남아주기를
누구는 이른 늦봄에 가고 너도나도 앞다투어 여름에 갈 때 봉오리 속 묵묵히 제 때를 기다리다 어느새 밖엔 가을이 한창이다 장미는 여름이라지만 늦가을 찬바람 속 뒤늦게 꽃피우는 장미도 있다 내가 늦은걸까 평범한 여름 개화를 바란게 그리 큰 욕심이었을까 그 어떤 걱정도 잠시 옆 자리 단풍보다도 붉고 그 어떤 가을꽃보다도 화사하게 자신의 때에 만개하는 모습을 보니 가을의 주인공이 따로 없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이런 문답을 본 기억이 있다. "후회없는 결정을 내리는 법은 무엇인가요?" "일단은 마음을 따라 결단을 내리고, 그 뒤로는 후회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됩니다." 사실 오래 전부터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세상에 후회가 절대 없을 결정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후회없을 비결아닌 비결이 있다면, 마음이 큰 만큼 그 결정이 후회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되고, 결국 최선을 다한 만큼 그 결정은 후회가 없는 결정이 된다. 노력한다고 모든 일이 해피엔딩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확실한 것 한 가지는, 결단 없이는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도 없고, 노력 없이는 그 선택을 지킬 수도 없다. 후회없는 결정은 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삶의 길을 헤쳐나가며 마주하는, 거센 모래바람 속에서, 고이고이 간직한, 신념 한 송이. 고이 지키다, 지쳐 쓰러지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걷는데 방해만 된다고, 어느새 전부 내팽개치고, 과거 스스로의 신념을 역행하는, 스스로가 가장 싫어했던 사람이 되는 자도 있다. - 끝내 사막을 뚫고 마주친 푸른 들판에, 희망을 꽃피우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세상에 지지 마세요. 잠시 지쳐 쓰러질 수도 있지만, 다시 일어나 앞으로 가요. 잠시 피곤해 잠을 청해도 좋으니, 다시 일어나 앞으로 가요. 조금 두려워 앞으로 가기 어려워도, 그때마다 딱 한번만 더 믿어보는 겁니다. 지금 이 자리에 멈춰 서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아름다운 신념을 꽃피울 당신이기에.
한번 뿐인 인생이기에, 지금을 즐기란다. 그렇다. 옳은 말임이 당연하다. 너도 나도 강조하는 YOLO 라는 이 말처럼 인생은 너무너무 소중하다. 과거, 현재, 미래, 전부 다 소중하다. 그 소중함이 현재에만 적용 된다는 생각이 어디서부터 유행한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아니다. 인생은 지금도 미래도, 심지어는 과거도 전부 다 중요하다. Carpe Diem, 지금을 즐겨라. 아직 이루어지지도 않은 나중의 일들을 바라거나 걱정하며 살지 말고, 지금 가진 것을 소중히 대하고 만족하며 행복하라는 말이다. 지금 가진 것이 부족하면 미래를 땡겨 쓰라는 말이 아닌데 어째 그런 뜻으로 참 자주 쓰인다. 현재의 인생이 소중하듯이, 미래의 인생 또한 우리의 인생의 소중한 일부이다. 어느 하나도 희생해서는 안 된다...
살다보면 뭔 짓을 한들 잘 안되는 일도 있다 노력이 부족한걸까 방법이 틀린걸까 스스로도 좀처럼 알 수가 없다 한번 안되니 노력이 부족했구나 싶었고 두번 안되니 더 나은 방법을 찾고자 했다 그러다 어느새 세번 안되니 노력해도 안된다고 믿어버렸고 네번 안되니 그냥 뭘 해도 안된다고 믿어버린다 - 동전 던지기 네번 네번 다 같은 면이 나왔다 아쉽게도 다 내가 원하던 면이 아니라서 '난 동전던지기는 하지 말아야 하나보다' 라고 생각해버리기 전에 저 중 한번 만이라도 원하는 면이 나왔다면 내가 생각하는 만큼 노력과 방법과는 별로 상관없는 일이였단걸 믿을 수 있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을 해본다
생각해보면 늘 그렇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하기 싫은 일도 해야했다 악기를 능숙하게 다루기 위해 따분한 연습을 반복했고 야경 잘 찍어보겠다고 어깨 빠지도록 삼각대를 지고 다녔다 정말 하고 싶은건 말이지 정말 하기 싫은걸 극복하게 해준다 하기 싫은데도 노력해서 하는 일이 있는가 하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마음 그 너머에는 꼭 하고싶은 일들 꼭 해야하는 일들이 있다 하고싶은 일만 하는게 정답은 아니고 할수 있는 일만 하는것도 정답은 아니더라 때로는 하기 싫은 일도 미칠듯이 그만두고 싶었던 일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하고싶은 일의 초석이였음을 잊지 말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기대를 안하면 좌절도 안한다. 하지만 기대없이 사는 삶은, 무미건조하다. 그래서 우리는 좌절을 각오하며, 기대를 품는다. 좌절없는 삶은 이처럼 아이러니하게도, 기대없는, 소망없는 삶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좌절하지 않으려고, 괜한 마음고생 하지 않으려고, 기대를 품지 않으려는 노력도 하지만, 결국 사람은 기대없이 살 수 없다. 희망과 체념 사이, 어중간한 곳에 마음을 두기보다는, 전심으로 기대하다가, 제대로 좌절하는게 낫지 않을까?
요새들어 사람의 예측이, 얼마나 의미없는 것인지 많이 생각해보게 된다. 과거에는 감히 상상하기도 어렵던 일들이, 너무나 버젓이 나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고, '절대'라는 말이 정말 의미없을 정도로, 내 환경도 변하고, 사람도 변했다. 얼마 안되어 소멸될지도 몰랐던 과거에 연연하거나, 예측대로 되기도 어려운 미래에 초조해 하지 말자. 과거에 살고 있는 사람은 늘 슬프고, 미래에 살고 있는 사람은 늘 초조하다. 슬프고 초조해지지 않는 법은 현재에 사는 것이다. 현재에서 벗어나지 않는 법은, 현재를 빛내는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