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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의 재발견

Sabah 여행기 - 1편 본문

Casual Talk

Sabah 여행기 - 1편

re:discover 2016. 12. 27. 22:32

해가 가기 전에, 마음은 먹었지만 못한거 하나만 마무리 하자고 생각했는데, 이게 먼저 당첨됐다. 별건 아니고: "진지한 글만 쓰나봐?"라는 가끔 한번씩 듣는 물음에 대한 약간의 반발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는데, 때마침 여행을 가게 되었던 적이 있었고, 그 여행 전부터 한번 여행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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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시기는 약 두달 전의 10월 어느 날. "여행 간다고 마음만 먹지 말고 어디 한번 가봐!"라는 말에, 신경쓰는 사람들에겐 은근 귀 얇은 내가 자극을 받아, 주변 지인들에게 쓸만한 여행지를 추천받고 있었다. 홍콩? 마카오? 이런 이름만 들어도 어디인지 알만한 곳 말고, 전인미답인 그런 곳을 원한다니 회사 동료분이 몇몇 특이한 곳들을 추천해주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물망에 들어온 곳은 바닷가였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혼자 여행을 가고싶었던 마음이 커서 그런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암만 생각해도 혼자 바닷가에서 물놀이하면 미친놈 취급받기 딱 좋을것 같고, 기적같이 그곳에서 인연이 닿아 둘이서 바다노을을 음미하는 운명같은 만남이 있을지도 모르겠냐는 사탕발림 시나리오에 혹 하고 넘어갈 뻔 했지만, 냉철한 나의 판단력이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리 없다는 현실을 일깨워줬기에 간신히 들뜬 마음을 수습할 수 있었다.

그럼 바다가 아니라면 아니면 산? 산이면 역시 알프스? 아니면 뉴질랜드? 라고 고민하던 도중에, 회사분이 "말레이시아의 뉴질랜드"라는 곳을 소개해줬다. 사진을 보아하니 약간의 뽀샵빨이 있지만 산과 어우러진 마을의 모습은 거짓이 아닌 것 같고, 저곳에 가서 사진을 찍어보면 나도 뽀샵빨로 사기반 진실반인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도 잠시, 난 한주도 안되어 한달 뒤 떠나는 비행기표를 끊었고, 원래는 혼자 가려던 여행이지만 하우스메이트가 "이때 아니면 언제 너랑 여행가보냐?"라는 말에 마음이 약해져서 결국 2인여행으로 일정을 잡게 되었다.

행선지는 Kundasang 이라는 말레이시아 사바주에 위치한 작은 산중마을인데, 사진으로는 대충 이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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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난 이 사진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첫번째는 사진은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딱히 거짓말하지 않았다고 모든 진실을 말한건 아니라는 것이다.

뭐 자세한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일단은 여행 가기 전 며칠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수요일에 여행 출발 일정이 잡혀있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주 월요일부터 감기몸살이 났다. 그래서 월요일은 병가를 내고 집에서 쉬었다가, 화요일은 다시 정상 출근을 하게 되었다. 몸 상태가 백프로는 아니였지만 화요일 저녁엔 달리기 약속이 있었고, 약속 깨는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나의 성격상 몸상태가 80%쯤이니 별 문제 있겠나 싶어 그냥 화요일에 늘상 달리던 10km를 달리고 왔다.

"다음에는 무리하지 않겠습니다"
"다음에는 무리하지 않겠습니다"
...
한 백번쯤 써야 이 고집 좀 버리지 에휴...

"약속"이라는 단어에 민감했던 나는, 결국 수요일 아침부터 고열이라는 대가를 지불받고, 여행길의 시작을 몸살과 고열과 동반하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왜이리 미련한 짓을 했나 싶지만, 아마도 난 그때로 돌아가도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다. 문제는 이 고열이 일주일동안 계속될지는 진짜로 몰랐다는 점이지만...

아무튼 난 고열을 안고 친구와 함께 여행을 출발했다.

그나저나 길어서 3~4부작 정도로 쓰려고 한다. 오늘은 이쯤 하고 여행 시작후 에피소드는 다음편부터 쓰겠다... 올해 안에는 완결낼 것이라고 내 자신과 약속했으니 스토리 안끝낼까봐 너무 걱정 마시길.

약속에 민감한 성격 어디 안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