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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의 재발견

우연을 붙잡자 본문

Casual Talk

우연을 붙잡자

re:discover 2017. 11. 29. 01:51

사진과 관련된 격언 중,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다.

좋은 사진을 찍는 법칙은 없다.
그냥 좋은 사진이 있을 뿐이다.
- 안셀 아담스

그동안 찍은 사진들 중,
참 좋아하는 사진들이 몇 있는데,
대부분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우연히 찍은 사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때마다 다행스럽게도 사진을 찍어뒀다.

다만 그 사진들이 내가 여태껏 봤던 광경들 중,
가장 멋진 광경들이냐면 그건 아니다.

카메라가 없을 때도 멋진 광경들을 수 차례 마주했고,
심지어는 카메라를 들고 여러번 다시 찾았지만,
다시는 같은 풍경을 볼 수 없었던 곳도 있었다.

기회는 야속하게도 한번 뿐일 때가 많고,
이건 사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

좋은 글을 쓰는 법칙은 없다.
그냥 좋은 글이 있을 뿐이고;
좋은 인연을 만나는 법칙도 없다.
그냥 좋은 인연이 있을 뿐이다.

가장 중요한 건 갈고 닦으며,
기회를 기대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사진을 예로 들자면,
카메라를 늘 준비하는 게 사진사의 최고 덕목이다.

하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중에 상당 부분은,
카메라를 들고 출사했을 때 찍은 것들이 아닌,
황급히 폰으로 찍은 것들이다.

준비는 엉성했지만,
너무나도 멋진 풍경을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오히려 가장 멋진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멋진 추억의 증거로 간직될 사진이 되어 남도록 했다.

사실 좋은 사진을 찍는 법칙은 없지만,
좋은 사진을 못 찍는 법칙은 알 것도 같다.
바로 안 찍는 것이다.

조금 덜 준비 됐으면 어떤가.
정황이 좀 여의치 못하면 어떤가.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이 아니라,
지금 보이는 이 기회가,
우리에게는 다시 없을 가장 소중한 순간일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