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생각의 재발견
글쓰는 사람 본문
아직 글은 커녕 말도 제대로 못할 시절,
나의 꿈은 만화가였다.
이야기를 서술하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기에,
그림실력은 부족했지만, 혼자 공책에 만화를 그리며 재미있게 놀았다.
하지만 그 그림실력은 별짓을 해도 나아질 가망이 보이지를 않았고,
대신 사진이라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내 감성을 표현해줄만한 대체품을 찾아,
지금은 글과 그림의 조합으로 어느정도 어린시절 꿈의 파편들을 모아가고 있다.
글을 쓰는건 생각 이상으로 참 귀찮은 작업이다.
그냥 마구잡이로 쓰고 싶은것을 마음대로 쓰면 딱히 어려워할 것은 없지만,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장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적으려면,
보이는 글자수가 나타내는 것 이상의 수고를 거쳐야만 한다.
글은 사람의 감정을 전달하는 매체이자,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가능하면 생생하게 읽는 이들에게 느끼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다.
슬픈 심정이 찾아올때, 사람들은 슬픈 노래를 찾아 가사로써 자신을 위로하고,
누군가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똑같은 길을 거쳤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노래만이 아니라, 글도 그렇다.
마치 이 세상 좌절속에서 지내는 사람들에게:
"너는 혼자가 아니야!" 라고 외치듯이,
그 심정을 대언해주는 역할을 하는 글들이 있다.
나는 그런 글들을 참 좋아하고,
살아가며 그런 글들은 많은 힘이 되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글들은 누가 썼을까?'
생각해 보면, 그만큼 힘들었던 사람들이 썼을 것이다.
돌아보기도 싫을듯한 힘들었던 기억들을 곱씹고 곱씹으며,
누군가에게 위로를 구하기 보다는,
누군가가 같은 고민을 한다면 그들의 길을 비추어주길 바라며,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그 글들을 적는 사람들.
아마도 누군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에게 보이는 글은 아니지만,
단 한명이라도 나의 글을 보고 용기를 얻고 위로를 얻었다면,
그것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부족하지만 오늘도 글을 쓴다.
누군가가 구해지기를 바라며, 누군가가 용기를 얻기를 바라며.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내 자신이 성장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