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생각의 재발견
아무것도 몰랐다면 본문
때로는 아무것도 몰랐다면, 더 편하게 지낼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에는 마냥 기뻤던 것 같고, 크면서 아는게 늘며 오히려 생각만 복잡해진 것 같다.
하지만 눈을 닫고 귀를 닫는다고, 이미 존재하는 사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애초에 우리가 무언가를 알기 꺼려하는 이유는 아는 것과 함께 따라오는 책임의 무게 때문이고, 오히려 모르는게 나을 뻔 했다고 말하는 이유는 제멋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장의 과정은 당연하게도 책임을 키워가는 과정이며, 당장 주머니 속에 늘어나는 열쇠 수만 세어봐도 늘어가는 책임감의 무게를 실감할수 있다.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조금씩 더 조심하게 되고 행동도 번거로워 지지만, 그만큼 내가 열수 있는 문도 많아진다.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진다. 책임이란 그런 것이다.
자물쇠를 여는 편리는 추구하지만, 열쇠는 챙기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애초에 아무것도 모르는게 편한 것이 아니고, 몰라도 누군가가 해결해 주기 때문에 편한 것이다. 간혹 답이 보이지 않는 고난 속에서 그런 편리함을 제공해 준 누군가가, 번거로워도 늘 지니고 있던 그 열쇠가 준 고마움을 잊지 않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