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생각의 재발견
실수도 실력이다 본문
어릴적 시험을 보기 전엔 늘 "실수만 안하면 100점도 가능" 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뭐, 난 늘 실수하고 문제를 틀렸다. 그 실수를 줄이기 위해 딱히 노력하지도 않았다. 그런 노력이 너무 비효율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번 운을 탓했다.
"아 이것만 실수 안했으면 점수 좋았을텐데"
그렇게 시간이 지나, 나이를 점차 먹으며 깨달은게 있다면, 실수하지 않는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실수할 수도
있지"라고 말하는 자신에게 되묻고 싶다. 과연 난 얼마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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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을수록 무언가를 너무 많이 아는게 불편해진다. 알면 알수록, 사소한 것들이 자꾸만 보이기 때문이다. 보이기 시작하면, 자꾸만 신경쓰이고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알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판도라의 상자처럼, 모르는걸 아는 건 너무나도 매력적이지만, 한번 알아버리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쥐어진다. 모르던 때에는 실수할 수 있지만, 알고도 실수하면 그건 내 책임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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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너무 많이 신경쓰지 말고, 적당히 모른척하며 편하게 살자가 정답이냐고 물을수도 있지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모른다고 존재하는 사실이 사라지지는 않고, 한번 도망친 현실은 언제고 다시 찾아오는 법이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말은, 불가측한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말이지; 알고 피할 수 있던 실수를, 모른척하고 저질러도 괜찮다는 말이 아니다. 한번 실수하는건 실수지만, 여러번 실수하는건 나의 게으름이다.
바라건데, 새로운 실수를 발견하고, 이미 했던 실수는 줄여나가는, 그런 건강한 배움이 삶에 가득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