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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의 재발견
하루하루가 어렵고 버겁던 시절, 고민은 나의 일상이였고, 해답의 모습은 보일듯 하다가도 좀처럼 그 형태를 드러내지 않았다. 해답을 찾아나가는 과정 속에서, 누군가는 그 형태를 알지 않을까 싶어 난 많은 이들의 의견을 모아 자신의 상황을 수렴할수 있는 해답의 형태를 찾게 되었다. 그리고 난 그 해답을 삶에 적용하고자 했지만, 어째 내가 애초에 무엇을 해결하고자 고민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아마도, 난 애초부터 해답을 바란것이 아니였던게 아닐까? 어려운 날들은, 어두운 날 혼자 걷는 텅 빈 거리와도 같았다. 어두움을 벗어나고 싶어 어디로든 걷게 되지만, 결국 나를 어둠에서 건져주는 것은 걷는 방향보다는 기다림 끝에 찾아오는 아침 햇살이였다. 결국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그 거리를 탈출하는 방법이 아니였..
"만약 지나온 삶을 다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살다가 가끔씩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이 닥치면 스스로 되묻곤 하는 질문이다. 오래 전, 여행중의 하루였다. 평소라면 당연히 숙면중이였을 나는 일출을 보러 새벽부터 해변가에 나섰다. 구름이 가득 낀 바다하늘을 보고서, 그날의 일출은 구름 너머 희미하게 비치는 태양이 실루엣만을 그리는 것에 그치겠구나 싶었다. "에이, 날을 잘못 잡았네..." 구름아 떠나가라 라고 투정부릴 겨를도 없이 그날의 일출은 시작되었고, 난 아직도 그날 보았던 풍경을 잊지 못한다. 분명 그날의 구름은 최악이였다. 하지만 그 최악 너머에 예비된 풍경은 아마 평생 다시 찍기 힘든 단 한장의 사진이 되어 남았고, 그날의 풍경은 나에게 사진 이상의 것들을 알려주었다. 내 앞길을 가로막는다고 생..
실패를 겪고,욕심을 내려놓으니, 같은 일을 바라보던 관점이 달라지고, 나를 붙잡던 생각 또한 달라졌다. 하지만 단 하나, 그 욕심의 근본이 되었던 내 마음만큼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분명 애초부터 존재한, 내 마음의 모습이였겠지만, 나에게 들키지 않고 있었던 시절도 있었다. 분명 그 시절이 더 편했겠지만, 근본이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언젠가 나의 발목을 잡게 된다. 그래서 그 어떠한 실패 또한 감사할 일이다. 실패는 다시 일어서는 법과, 이 세상에는 수많은 길이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과정이니까.
사람에게는 누구나 크고 작은 편견들이 존재하며, 그런 편견이 우리의 결정들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막대하다. 무언가를 판단하기에 앞서,우리는 어느새 직접 보고 겪는것의 중요성보다, 편견으로 유추한 결론을 더욱 중요시하게 되곤 한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막연한 게으름일수도 있고,직접 겪으며 시간과 열정을 쏟았는데,막상 돌아보니 그만한 가치가 없던 일일까봐 생기는 두려움일수도 있다. 무심코 던지는: "그거 정말 여려워, 가능하면 하지마." 같은 말은 이런 갈림길에 서있는 많은 사람들을 포기하도록 하고,수많은 가능성들을 몰살시킨다. 그와 동시에, 포기를 하는 사람은 시도도 안했지만, 자신에게 이런 생각을 심어놓는다:"내가 하지 않은것은 이런 부분이 별로이기 때문이야!" "저 포도는 나에게 닿지 않으니, 저 ..
혼자만의 조용함을 원한다고 하면서도, 가장 시끄러운 곳을 찾았다. 그리고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고른다고 하면서도,가장 잘 어울리는 옷은 뭔가 평소와 다를게 없고 식상해 보여,조금은 자신답지 않은 옷을 찾아본다. 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만 함께하고 싶다면서도,때로는 이득관계라는 명목으로 다가오는 이들과,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기도 한다. 사람은 모순 투성이다.자신이 원하는것을 알면서도,자신이 원하는것을 위한 과정은 애써 외면한다. 조용함 속에서 내가 내심 바랬던건 누군가의 관심이였고,가장 잘 맞는 옷을 외면했던 이유는 타인의 식상하다는 시선이였으며,줄타기를 하던 나의 마음속에는,이게 줄타기가 아닐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 아니였을까. 이 모든것은 사실..
남에게 편한 신발이 나에게도 편하라는 법은 없듯이, 남에게 좋은 길이 나에게도 좋은 길이 되라는 법은 없다. 조금 더 돌아가고, 조금 더 답답하고, 조금 더 깨어질수도 있지만, 결국 나에게 맞는 방법은 내가 직접 찾아가는 것. 남들이 더 빨리 가고 있다고,내가 급해질 필요는 없고, 따라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어짜피 내가 납득하지 못할 방식으로 이루어 봤자, 그렇게 성공한 내 자신을 칭찬해주지 못할테니까.
무언가를 잊는 것은, 나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중요한 것을 잊지 않으려고,그와 관련된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기도, 추억을 꺼내어 복습하기도 한다. 그렇게 추억이 그려진 마음속 책은,새로운 추억을 기록해가며 페이지를 늘려가고, 새로운 추억을 써나갈 여건이 없으면 이미 그려진 부분에 덧칠도 하며,쓸쓸해 보이는 페이지에는 새로운 색을 칠해보기도 한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책은,아마도 6~7번쯤 읽었던 기억이 난다.아무리 재미있고 인생의 뼈와 살이 되는 책이라도,계속 반복되기만 하면 뻔하고 무료한 스토리가 된다.그런 책을 내가 어떻게 그렇게 많이 반복해서 읽을 수 있었을까. 작가들은 이야기에 여운을 남긴다.독자들이 알아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글귀 속에 파고 들은 숨은 뜻을 독..
가치가 있는것은,투자를 부른다. 하지만 투자는 가치를 지불함으로 이루어지며,그 투자의 효율 또한, 투자자가 지니고 있는 가치에 비례한다. 투자하는 노력의 시간을 늘리기 이전에,자신의 가치부터 높이자.지불할 본전부터 만들자. 결코 내가 투자하는 나의 가치가,쉽게 투자받을수 있는 가치라고 느끼지 못하도록,자신을 바꾸자.그리고, 기다리자.그 가치가 인정될때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하게, 자신의 가치를 믿자.가치를 인정받지 않는 화폐는 종잇장에 불과하고, 내가 인정하지 못하는 내 자신의 가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