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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의 재발견
누구는 이른 늦봄에 가고 너도나도 앞다투어 여름에 갈 때 봉오리 속 묵묵히 제 때를 기다리다 어느새 밖엔 가을이 한창이다 장미는 여름이라지만 늦가을 찬바람 속 뒤늦게 꽃피우는 장미도 있다 내가 늦은걸까 평범한 여름 개화를 바란게 그리 큰 욕심이었을까 그 어떤 걱정도 잠시 옆 자리 단풍보다도 붉고 그 어떤 가을꽃보다도 화사하게 자신의 때에 만개하는 모습을 보니 가을의 주인공이 따로 없다
"마지막이라 생각될 때, 그 때가 바로 시작입니다" 반포대교를 횡단 중이었다. 난 사진을 찍으려고 이 곳에 왔지만, 누군가에겐 이 곳이 조금 더 무거운 의미로 찾아온 곳일지도 모르겠다. 10월이라고는 믿기 힘든 추위 속에서, 다리 아래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찬바람에 손이 미칠듯이 시려오지만, 마냥 그 바람이 싫지만은 않았다. 난 늘, 모든게 끝이라고 생각될 때 희망을 만났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희망의 불꽃으로 손발을 따뜻하게 덥히고, 바깥으로 나갈 때 쯤이면 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덥혀지기 전에, 손발에 아무 느낌 없을때가 덜 괴로웠는데..." 라고. 아픔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살고 싶다는 내면의 외침이다. 미칠듯이 시린 손 또한, 난 아직 살아 있다고 말해주고 있던..
예전에 어딘가에서 이런 문답을 본 기억이 있다. "후회없는 결정을 내리는 법은 무엇인가요?" "일단은 마음을 따라 결단을 내리고, 그 뒤로는 후회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됩니다." 사실 오래 전부터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세상에 후회가 절대 없을 결정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후회없을 비결아닌 비결이 있다면, 마음이 큰 만큼 그 결정이 후회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되고, 결국 최선을 다한 만큼 그 결정은 후회가 없는 결정이 된다. 노력한다고 모든 일이 해피엔딩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확실한 것 한 가지는, 결단 없이는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도 없고, 노력 없이는 그 선택을 지킬 수도 없다. 후회없는 결정은 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삶의 길을 헤쳐나가며 마주하는, 거센 모래바람 속에서, 고이고이 간직한, 신념 한 송이. 고이 지키다, 지쳐 쓰러지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걷는데 방해만 된다고, 어느새 전부 내팽개치고, 과거 스스로의 신념을 역행하는, 스스로가 가장 싫어했던 사람이 되는 자도 있다. - 끝내 사막을 뚫고 마주친 푸른 들판에, 희망을 꽃피우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세상에 지지 마세요. 잠시 지쳐 쓰러질 수도 있지만, 다시 일어나 앞으로 가요. 잠시 피곤해 잠을 청해도 좋으니, 다시 일어나 앞으로 가요. 조금 두려워 앞으로 가기 어려워도, 그때마다 딱 한번만 더 믿어보는 겁니다. 지금 이 자리에 멈춰 서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아름다운 신념을 꽃피울 당신이기에.
어렸을 적엔, 세잎클로버 사이에서, 네잎클로버를 찾는 것을 좋아했다. 네잎은 행운, 세잎은 행운을 품은 희망, 난 희망 사이에서 행운을 찾았다. 클로버의 잎은, 처음부터 네개로 태어나기도 하지만, 짓밟혀 상처가 나서, 상처난 성장점에 잎을 하나 더 틔우며, 네잎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틔운 네번째 잎은, 클로버에게는 상처의 흔적이지만, 모두에게 행운이라 불리운다. 짓밟힌 희망, 그리고 그로 인한 상처의 흔적은, 시간이 지나 극복한 뒤엔, 누군가에게 행운을 줄 것으로 성장한다. 행운을 마주치는 것도, 행운과 스쳐 지나가는 것도, 어찌보면 그저 우연히 일어나는 일 같지만, 그럼에도 내 인생에서 행운이 되어준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당신이 힘겹게 틔운 네번째 잎이, 나에게 있어 정말 소중한 행운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