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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의 재발견
어렸을 적엔, 세잎클로버 사이에서, 네잎클로버를 찾는 것을 좋아했다. 네잎은 행운, 세잎은 행운을 품은 희망, 난 희망 사이에서 행운을 찾았다. 클로버의 잎은, 처음부터 네개로 태어나기도 하지만, 짓밟혀 상처가 나서, 상처난 성장점에 잎을 하나 더 틔우며, 네잎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틔운 네번째 잎은, 클로버에게는 상처의 흔적이지만, 모두에게 행운이라 불리운다. 짓밟힌 희망, 그리고 그로 인한 상처의 흔적은, 시간이 지나 극복한 뒤엔, 누군가에게 행운을 줄 것으로 성장한다. 행운을 마주치는 것도, 행운과 스쳐 지나가는 것도, 어찌보면 그저 우연히 일어나는 일 같지만, 그럼에도 내 인생에서 행운이 되어준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당신이 힘겹게 틔운 네번째 잎이, 나에게 있어 정말 소중한 행운이 되..
행복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 중 다수는, 딱히 행복 그 자체를 얻기 위해 노력한 적이 없다. 열심히 살다 보니 어느새 행복해진 경우가 많고, 행복 그 자체를 목표삼아 살기 보다는 당장 할수 있는 일들에 충실했다. 노력으로 순간의 쾌락은 얻어도 행복까지 얻어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한다. 쾌락의 순간이 지속되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쾌락에는 유지비용이 존재하고, 그 유지비용을 위해 무리해서라도 불행을 자초한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불행한 삶을 감내하고 있다. - 살다보면 자신에게 과분할 정도로 좋은 친구들을 주변에 뒀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난 이들을 친구로 만들기 위해 딱히 노력한 적이 없다. 어쩌다 보니 내 인생에 중요한 사..
어릴적 시험을 보기 전엔 늘 "실수만 안하면 100점도 가능" 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뭐, 난 늘 실수하고 문제를 틀렸다. 그 실수를 줄이기 위해 딱히 노력하지도 않았다. 그런 노력이 너무 비효율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번 운을 탓했다. "아 이것만 실수 안했으면 점수 좋았을텐데" 그렇게 시간이 지나, 나이를 점차 먹으며 깨달은게 있다면, 실수하지 않는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실수할 수도 있지"라고 말하는 자신에게 되묻고 싶다. 과연 난 얼마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냐고. - 나이를 먹을수록 무언가를 너무 많이 아는게 불편해진다. 알면 알수록, 사소한 것들이 자꾸만 보이기 때문이다. 보이기 시작하면, 자꾸만 신경쓰이고 힘들어지기 때문..
사진과 관련된 격언 중,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다. 좋은 사진을 찍는 법칙은 없다. 그냥 좋은 사진이 있을 뿐이다. - 안셀 아담스 그동안 찍은 사진들 중, 참 좋아하는 사진들이 몇 있는데, 대부분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우연히 찍은 사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때마다 다행스럽게도 사진을 찍어뒀다. 다만 그 사진들이 내가 여태껏 봤던 광경들 중, 가장 멋진 광경들이냐면 그건 아니다. 카메라가 없을 때도 멋진 광경들을 수 차례 마주했고, 심지어는 카메라를 들고 여러번 다시 찾았지만, 다시는 같은 풍경을 볼 수 없었던 곳도 있었다. 기회는 야속하게도 한번 뿐일 때가 많고, 이건 사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 좋은 글을 쓰는 법칙은 없다. 그냥 좋은 글이 있을 뿐이고; 좋은 인연을 만나는 법칙도 없다...
좌절감은 무력함에서 비롯된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잘 되지 않을 때, 혹은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그리고 이 좌절감은 실패를 직감했을 때 우리의 심정이기도 하다. 뭘 해도 안될 것 같은 암울한 상황,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목표를 그저 그만둘 수 없는 마음가짐은 도리어 좌절감을 배로 만드게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좌절감을 탈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하나 있는데, 목표를 포기하면 된다. 잘 할 필요가 없으면 노력할 필요도 없고 좌절할 필요도 없다. 어찌보면 참 간단한 일이다. 모든 좌절의 원흉은 나의 간절함이다. 물론, 내가 이런 결론을 내리려고 이런 글을 썼을 리는 없다. 우리는 무언가를 더 간절하게 원하면 원할수록 사소한 일에도 큰 좌절감에 휩싸이게 된다. 하..
고대 문명에는 통신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나라 간의 소통에서 각국의 입장을 대언하는 사신(使臣) 이라는 역할이 존재했다. 이들의 역할은 모두가 알다시피 말을 전하는 것이고, 만에 하나 나라에 찾아온 사신을 죽이기라도 한다면 사신을 보낸 나라와의 선전포고를 한다는 의미와도 같았다. (그래서 실제로 선전포고 내용을 전하러 간 사신은 목을 베이고 전쟁이 시작되곤 했다...) 하지만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만큼은 암묵적인 룰이 존재했는데, 바로 서로의 사신을 죽이지 않기로 하는 것이다. 아무리 긴장감이 고조된 관계에서라도 소통의 창은 열어두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부분인데, 실제로도 대화를 포기하는 순간부터 그 전쟁은 수많은 희생을 치르는 것이 불가피 해 지게 된다. 사신을 살려두어라 가끔씩 사소한 일이 엄..
아름다운 별빛이 드리운 밤하늘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는 주변 구역에 강한 불빛이 없을 것, 둘째는 하늘이 맑을 것, 셋째는 우리은하의 주요 별들이 떠오르는 자정 너머까지 기다릴 것. 뭐 첫째 두가지는 다들 알만한 사실이니 패스하고, 셋째가 중요한 이유는 별이 많이 떠오르는 타이밍은 지구와 가장 가까운 별들인 우리은하의 주요 별들이 떠오르기 시작할 때다. 보통 사수자리의 위치를 기준으로 몰려있는 성운과 성단들이 가장 멋지고 밀도도 높은 편이니 그 별들이 떠오를때까지 기다리는게 가장 좋은 편이다. 이론적인건 딱딱하고 재미없으니 대충 이쯤만 말하고, 결론은 내가 산중에 들어온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멋진 별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당일 5시쯤부터 내리기 시작..
이번 여행에서 나에게 상당히 중요한 존재였던 녀석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에서는 타이레놀이 대세지만,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해열진통제 하면 이녀석이 가장 일반적이다. 진통제라는 명사 대신 파나돌(Panadol) 이라는 고유명사가 오히려 더 사람들에게 친숙할 정도.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 이녀석의 약효는 약 6시간 남짓이다. 여행동안 고열과 몸살때문에 늘 파나돌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약효가 점심 이후 6~8시간쯤인 저녁시간 쯤이면 떨어진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여행때 저녁을 먹고 나서 숙소에 복귀할 때 쯤이면 늘 허공을 떠다니는듯한 몸상태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3박4일을 보낸 여행이였는데, 이 약이 없었으면 절대 불가능했을 여행이였다. 친절하게도 설명서에 약효가 6~8시간쯤이라고 나오더라. 거..
해가 가기 전에, 마음은 먹었지만 못한거 하나만 마무리 하자고 생각했는데, 이게 먼저 당첨됐다. 별건 아니고: "진지한 글만 쓰나봐?"라는 가끔 한번씩 듣는 물음에 대한 약간의 반발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는데, 때마침 여행을 가게 되었던 적이 있었고, 그 여행 전부터 한번 여행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야흐로 시기는 약 두달 전의 10월 어느 날. "여행 간다고 마음만 먹지 말고 어디 한번 가봐!"라는 말에, 신경쓰는 사람들에겐 은근 귀 얇은 내가 자극을 받아, 주변 지인들에게 쓸만한 여행지를 추천받고 있었다. 홍콩? 마카오? 이런 이름만 들어도 어디인지 알만한 곳 말고, 전인미답인 그런 곳을 원한다니 회사 동료분이 몇몇 특이한 곳들을 추천해주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물망에 들어온 곳은 바닷가였다..
난 재능론을 믿는다. 타고나는 부분이 있고, 개인의 노력으로 어떻게 되지 않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내가 아무리 100미터를 빠르게 달리려고 노력해봐도 100미터 달리기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는 없을 것이고, 내가 아무리 열심히 글을 써도 해리포터같은 대작을 쓸 수는 없다. 애초에 난 체능이 늘 남들에 비해 부족했고, 작문에서도 늘 낙제점만 받던 학생이였으니까.다만 체능이 딸리는 나라도 유일하게 잘 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멀리던지기 하나는 그래도 나름 잘 할 자신이 있다. 딱히 내 어깨 힘이 대단한게 아니라, 고등학교때 야구를 좋아했지만 공을 받아줄 사람이 없어서 일주일에 2~3번, 한번에 100개 남짓을 벽에 던져가며 연습했다. 3년정도 그랬으니까 공 한 3만개는 족히 던진 것 같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