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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의 재발견
대체적으로 동물의 학습체계는 "Reward System (보상 시스템)"이라는 베이스가 깔려있다. 태어날때부터 가진 일종의 생존본능 학습 매뉴얼인데,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인간이 행위를 학습하는 것은 결국 "이걸 해서 내가 기분이 좋아졌나"를 판단해서 이루어진다. 따지자면 일종의 호르몬 반응인데, 결론만 말하자면 "좋은 결과가 있을때" 분비되는 호르몬이 있고, 그 호르몬의 분비가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행위를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근데 호르몬이라는게 장기적으로 같은 자극으로만 분비되기에는 인체에서 자극에 내성이 생긴다. 그 결과가 무엇이냐면 결국 우리는 그렇게 좋아했던 일임에도 시간이 지나면 자극에 익숙해져서 더이상 전처럼 즐겁지 않아지고, 그 즐거움이 컸던 만큼 배신감을 느낀다. ..
사람에게는 학습능력이 있다.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우리가 경험으로 학습한 바는,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 잘못된 편법도 결과가 좋으면 계속 쓰게되고, 올바른 방법도 결과가 나쁘면 뭔가 망설여진다. 울며 떼쓰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그 방식이 올바른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열매는 달콤하고 사람은 간사하며, 그 열매의 맛을 잊지 못한 사람은 욕심을 다스리지 못해 다시금 그 쉬운 방식을 찾는다. 직간접적으로 타인에게 끼치는 폐해는 깨닫지 못한 채 그 방식을 남용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얻어낸 열매는 언젠가는 독이 된다. 뭐... 난 조금 소심하니 살짝 정정하겠다. 운이 나빠서 그 언젠가가 아직 살아있을 때일 경우 독이 된다. 조금 슬프지만 이게 현실이다. 반면 실패의 경험은 뼈아..
평소보다 열심히 글을 써내며 여러곳에 공유하고 있었는데, 뜻밖의 쪽지를 모르는 분에게서 받았다: "제가 이번에 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10수년을 다닌 회사지만, 쓰신 글의 영향을 받아서 저도 아직 늦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부담이 되시죠? '글때문에! 회사나가!' 는 농담이고, 그래도 마음으로 정말 큰 도움 받아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쪽지 드립니다. 모든 일에 아직 늦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고 하루하루 알차게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조금 더 쪽지로 이야기를 나눠보니 알게 되었는데, 그분은 대기업에 취직 중이셨다. 고작 내가 한 말이 뭐라고 대기업 10수년차가 직장을 그만두고 도전하게끔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내 자잘한 수고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될수도 있..
퇴근하고 회사 옆 버스 정류장에서 늘 그렇듯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의 예정 도착시간이 약 5분쯤 남은듯하여 좌석에 앉아 여유롭게 폰을 만지고 있었는데, 잠깐 한눈팔던 사이 내가 기다리던 버스는 전속력으로 질주하며 정류장을 그냥 지나쳐가고 있었다. 아무리 내가 일어서서 버스를 세우지 않았다지만 예정된 5분의 절반도 안되는 2분쯤이 지났을 뿐인데 이렇게 지나쳐버리는 게 조금은 야속하게 느껴졌다. 물론 애초에 한눈을 팔고 있던 내 잘못이 크지만. 생각해보면 삶은 늘 그렇다. 내가 예상하던 바와 같이 늘 잘 풀리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때도 많다. 그렇다고 그게 딱히 누군가의 잘못이냐면 그런것도 아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딱 맞춰 도착한 버스를 타게 된 것도 같은 맥락..
“우리 모두는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다” 문득 어디서인가 이런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드라마나 영화의 나오는 주인공들은 대개 이렇다. 고난과 역경이 다가와도 극적인 상황에서 용기를 잃지 않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펼친다. 그리고 그 주인공들이 진정한 위기에 처했을때는, 수많은 조연들이 그의 길을 열어주고 함께 싸워준다. 그 조연들은 마치 하늘에서 보내준 선물처럼 주인공의 삶을 빛내준다. 주인공처럼 유능하고 뛰어나진 않지만, 그 상황 그 순간에서 만큼은 주인공의 가장 큰 힘이 되어준다. 마치 주인공이 미리 알고 사전 예약했다는 듯이 그들의 삶에서 가장 필요했던 부분들을 채워주고 싸움을 승리로 역전시켜 나간다. 그리고, 삶과 영화는 별반 다르지 않다. 그저 시점을 누구에 맞추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우..
"...아뇨 몰라요." "네?" 순간 나의 귀를 의심했다. "음 그래서... 저희 회사와, 저희가 하는 일에 대해 아는게 전혀 없다는 말씀이시죠?""네, 갓 졸업했으니, 당연히 모르는게 많을 뿐입니다.""그렇군요. 그럼 경력자들에 비해, 모르는 것들과, 새로운 것들이 많을테고, 이 모든것들을 따라잡기 위해서 더욱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텐데, 그럴 준비는 충분히 되어 있으신가요?" "회사가 신입사원을 가르칠 준비가 되어있다면 배우겠죠. 모르는 사람도 키워줘야 경력이 쌓이지 않을까요?" 순간, 이게 사람들의 일반적인 대답인가 싶어 내 머리가 멍해졌다. 이 전의 정황까지 살펴보면, "가르쳐 줘야만" 배운다는 뉘앙스로 이해한 것이, 나만의 오해는 아닐것이다. 뭐, 딱히 이런 대답이 잘못되었다는 소리는 아니다...
1.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만약 시간을 돌려 다시 할수 있다면, 조금 더 잘할수 있었을텐데." 라고. 물론 현재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과거로 돌아갈수만 있다면,잘 못하는게 더 이상한거다.사람은 실수속에서 성장하고, 자신의 과오를 수정하며 발전해 나가는게 정상이니까. 다만 여기에다가 조건을 하나 더 걸어보고 싶다:과거로 돌아온 목적은 기억하는 대신,다른 "미래" 기억들을 모두 지우고,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출발할수 있다면, 난 과연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2. 내 생각을 적기에 앞서, 조금은 가벼운 이야기를 예로 들고 싶다. 예전에 처음 악기를 배울때, 참 좋아하는 곡들이 있었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곡을 잘 쳐보겠다고 같은 곡을 100번 이상도 쳐본 기억이 난다. 하지만 참 신..
아직 글은 커녕 말도 제대로 못할 시절, 나의 꿈은 만화가였다. 이야기를 서술하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기에,그림실력은 부족했지만, 혼자 공책에 만화를 그리며 재미있게 놀았다. 하지만 그 그림실력은 별짓을 해도 나아질 가망이 보이지를 않았고,대신 사진이라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내 감성을 표현해줄만한 대체품을 찾아,지금은 글과 그림의 조합으로 어느정도 어린시절 꿈의 파편들을 모아가고 있다. 글을 쓰는건 생각 이상으로 참 귀찮은 작업이다.그냥 마구잡이로 쓰고 싶은것을 마음대로 쓰면 딱히 어려워할 것은 없지만,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장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적으려면,보이는 글자수가 나타내는 것 이상의 수고를 거쳐야만 한다. 글은 사람의 감정을 전달하는 매체이자,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가능하면 생생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