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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생각의 재발견
실패를 겪고,욕심을 내려놓으니, 같은 일을 바라보던 관점이 달라지고, 나를 붙잡던 생각 또한 달라졌다. 하지만 단 하나, 그 욕심의 근본이 되었던 내 마음만큼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분명 애초부터 존재한, 내 마음의 모습이였겠지만, 나에게 들키지 않고 있었던 시절도 있었다. 분명 그 시절이 더 편했겠지만, 근본이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언젠가 나의 발목을 잡게 된다. 그래서 그 어떠한 실패 또한 감사할 일이다. 실패는 다시 일어서는 법과, 이 세상에는 수많은 길이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과정이니까.
사람에게는 누구나 크고 작은 편견들이 존재하며, 그런 편견이 우리의 결정들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막대하다. 무언가를 판단하기에 앞서,우리는 어느새 직접 보고 겪는것의 중요성보다, 편견으로 유추한 결론을 더욱 중요시하게 되곤 한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막연한 게으름일수도 있고,직접 겪으며 시간과 열정을 쏟았는데,막상 돌아보니 그만한 가치가 없던 일일까봐 생기는 두려움일수도 있다. 무심코 던지는: "그거 정말 여려워, 가능하면 하지마." 같은 말은 이런 갈림길에 서있는 많은 사람들을 포기하도록 하고,수많은 가능성들을 몰살시킨다. 그와 동시에, 포기를 하는 사람은 시도도 안했지만, 자신에게 이런 생각을 심어놓는다:"내가 하지 않은것은 이런 부분이 별로이기 때문이야!" "저 포도는 나에게 닿지 않으니, 저 ..
1.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만약 시간을 돌려 다시 할수 있다면, 조금 더 잘할수 있었을텐데." 라고. 물론 현재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과거로 돌아갈수만 있다면,잘 못하는게 더 이상한거다.사람은 실수속에서 성장하고, 자신의 과오를 수정하며 발전해 나가는게 정상이니까. 다만 여기에다가 조건을 하나 더 걸어보고 싶다:과거로 돌아온 목적은 기억하는 대신,다른 "미래" 기억들을 모두 지우고,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출발할수 있다면, 난 과연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2. 내 생각을 적기에 앞서, 조금은 가벼운 이야기를 예로 들고 싶다. 예전에 처음 악기를 배울때, 참 좋아하는 곡들이 있었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곡을 잘 쳐보겠다고 같은 곡을 100번 이상도 쳐본 기억이 난다. 하지만 참 신..
아직 글은 커녕 말도 제대로 못할 시절, 나의 꿈은 만화가였다. 이야기를 서술하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기에,그림실력은 부족했지만, 혼자 공책에 만화를 그리며 재미있게 놀았다. 하지만 그 그림실력은 별짓을 해도 나아질 가망이 보이지를 않았고,대신 사진이라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내 감성을 표현해줄만한 대체품을 찾아,지금은 글과 그림의 조합으로 어느정도 어린시절 꿈의 파편들을 모아가고 있다. 글을 쓰는건 생각 이상으로 참 귀찮은 작업이다.그냥 마구잡이로 쓰고 싶은것을 마음대로 쓰면 딱히 어려워할 것은 없지만,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장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적으려면,보이는 글자수가 나타내는 것 이상의 수고를 거쳐야만 한다. 글은 사람의 감정을 전달하는 매체이자,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가능하면 생생하게..
혼자만의 조용함을 원한다고 하면서도, 가장 시끄러운 곳을 찾았다. 그리고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고른다고 하면서도,가장 잘 어울리는 옷은 뭔가 평소와 다를게 없고 식상해 보여,조금은 자신답지 않은 옷을 찾아본다. 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만 함께하고 싶다면서도,때로는 이득관계라는 명목으로 다가오는 이들과,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기도 한다. 사람은 모순 투성이다.자신이 원하는것을 알면서도,자신이 원하는것을 위한 과정은 애써 외면한다. 조용함 속에서 내가 내심 바랬던건 누군가의 관심이였고,가장 잘 맞는 옷을 외면했던 이유는 타인의 식상하다는 시선이였으며,줄타기를 하던 나의 마음속에는,이게 줄타기가 아닐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 아니였을까. 이 모든것은 사실..
남에게 편한 신발이 나에게도 편하라는 법은 없듯이, 남에게 좋은 길이 나에게도 좋은 길이 되라는 법은 없다. 조금 더 돌아가고, 조금 더 답답하고, 조금 더 깨어질수도 있지만, 결국 나에게 맞는 방법은 내가 직접 찾아가는 것. 남들이 더 빨리 가고 있다고,내가 급해질 필요는 없고, 따라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어짜피 내가 납득하지 못할 방식으로 이루어 봤자, 그렇게 성공한 내 자신을 칭찬해주지 못할테니까.
무언가를 잊는 것은, 나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중요한 것을 잊지 않으려고,그와 관련된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기도, 추억을 꺼내어 복습하기도 한다. 그렇게 추억이 그려진 마음속 책은,새로운 추억을 기록해가며 페이지를 늘려가고, 새로운 추억을 써나갈 여건이 없으면 이미 그려진 부분에 덧칠도 하며,쓸쓸해 보이는 페이지에는 새로운 색을 칠해보기도 한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책은,아마도 6~7번쯤 읽었던 기억이 난다.아무리 재미있고 인생의 뼈와 살이 되는 책이라도,계속 반복되기만 하면 뻔하고 무료한 스토리가 된다.그런 책을 내가 어떻게 그렇게 많이 반복해서 읽을 수 있었을까. 작가들은 이야기에 여운을 남긴다.독자들이 알아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글귀 속에 파고 들은 숨은 뜻을 독..